새해 들어 20만개 증가…개인 코스피 4조원 순매도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주식시장 약세가 지속하면서 주식 투자용 계좌 수가 6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이달 20일 기준 6천394만8천760개로 집계됐다.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지난해 7월 말 6천300만개를 넘어선 이후 6개월 넘게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21년 7월 5천만개를 넘어선 이후 6개월여 만인 지난해 2월 6천만개를 돌파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1년 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주식 거래 활동 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위탁매매계좌 및 증권저축계좌를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5천143만9천38명인 것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1인당 주식 계좌를 1개 이상 가지고 있는 셈이지만, 이른바 '동학개미' 현상으로 개인 투자자가 대거 유입됐던 과거와 비교하면 주식 시장 침체가 확연하다.
월말 기준 2012년 8월 2천만개를 넘어섰던 주식 거래 계좌 수는 2020년 2월 3천만개를 넘어서기까지 7년 6개월가량이 걸렸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유례없는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자 계좌 수는 1년 만인 이듬해 3월 4천만개를 돌파했고, 4개월 만에 다시 1천만개가 불어나며 같은 해 7월 5천만개를 찍었다.
이어 반년만인 지난해 2월에는 6천만개까지 늘면서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당시 대어급 기업들의 기업공개(IPO)에 따라 공모주 청약이 불붙었던 것도 계좌 수 증가에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청약과 상장 영향으로 1월 한 달 동안만 주식 거래 계좌 수가 400만개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주식 거래 계좌 수는 이달 20일까지 21만9천985개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계좌 수가 감소하는 구간이 종종 나타나기도 했지만, 새해에는 아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과거와 같은 증시 호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개인 투자자의 신규 유입도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초 주가 반등이 국내 기업들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는 외국인 수급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는 점에서 증시가 재차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4조2천500억원을 순매도하는 동안 외국인은 5조1천억원을 순매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유입은 한국 시장이 매우 좋아서라기보다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회복과 신흥국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가 급하게 상승한 측면이 있고, 어닝시즌(실적 발표 시기)을 거치며 좋지 않은 실적 발표가 전개될 것으로 보여 주가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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