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담당 집행위원 "확고하지만 균형 잡힌 대책일 것"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미국이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한 뒤 보조금을 노린 다국적 기업의 투자가 미국에 몰려들고 있으며, 이에 반발해온 유럽연합(EU)이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IRA에 의한 미국의 새로운 보조금이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공동의 목적의식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독성이 있다"고 표현했다.
EU는 전략적인 분야의 보조금 규정 완화를 비롯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현재 회원국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있다.
베스타게르 위원은 검토 중인 대응책이 "확고하지만 균형이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IRA는 미국이 기후변화 대응 등을 명분으로 지난해 도입한 법안으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등에 총 3천700억달러(약 460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내 제조업체가 얻을 수 있는 비용 감축분이 풍력발전 태양광 패널은 29%, 배터리 셀은 28%에 각각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해당 분야의 투자는 최근 미국으로 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WSJ 집계에 따르면 이 법률 서명 뒤 태양광, 풍력, 배터리 부품 제조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발표액은 벌써 350억달러를 넘었다.
유럽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스위스의 태양전지 업체인 마이어 버거는 IRA 통과 뒤 미국 내 태양광 패널 공장 증설 계획을 종전의 3배로 확대했다.
그러나 이 법률은 보조금 혜택 대상을 미국에서 제조된 제품 등에 한정, 한국과 EU 등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오는 2025년 조지아 전기차 공장을 완공할 예정인 현대차는 법 시행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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