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감 정도 달라 관망세…"결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성패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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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빼든 광고요금제와 계정공유 차단 전략에 대한 전망이 각각 엇갈린다.
이미 상당 부분 도입된 넷플릭스 광고요금제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안착하고 있지만, 계정공유 차단은 구독자 거부감도 큰데다 '어디까지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 '머스트 해브' 된 넷플릭스, 저가 버전은 시대적 대세
넷플릭스의 초기 영업 전략은 광고 없는 구독 시스템이었지만, '머스트 해브'(must have) 플랫폼이 된 시점에서 결국 광고가 도입됐다.
미국의 경우 광고요금제가 도입된 지 3개월이 된 가운데 현지 거부감은 그렇게 없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미 훌루와 피콕, HBO 맥스 등 다른 OTT들이 광고를 포함한 저가 요금제를 내놓은 영향도 있다.
미국에 거주하며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 뉴스레터 '다이렉트미디어랩'을 운영하는 한정훈 대표는 29일 "넷플릭스도 밝혔듯 광고요금제 도입 후 기존 고객 이전(cannibalization)과 비교해 신규 고객이 많은 것 같다"며 지난해 4분기에 767만 명이 증가했다는 현지 발표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광고 버전이 유료버전보다 1인당 매출(ARPU)이 높다는 분석도 있고, 광고를 포함하더라도 다양한 스트리밍을 보겠다는 고객이 많다"며 "장기적으로는 넷플릭스도 광고 요금제 고객이 절반 가까이 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관건은 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 콘텐츠를 분리할지 동일하게 둘지다.
넷플릭스는 현재로서는 광고요금제에서 모든 콘텐츠를 서비스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향후에는 결국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시장 포화 상태에서 가입자를 늘리기보다 유지하면서 이들을 통해 매출을 높여야 하고, 광고주를 위해서도 구독자 규모는 가져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도 일정 수준의 구독자 규모가 완성됐고, 오리지널 콘텐츠도 꾸준히 생산되기 때문에 넷플릭스로서는 광고요금제가 해볼 만한 승부라고 설명한다.
◇ 계정공유 차단 강행할 듯…"수익도 이탈도 크지 않을 듯"
넷플릭스는 지난 20일 주주 서한에서 "올해 1분기 후반부터 계정 공유 수수료를 더욱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IP와 기기 아이디, 로그인 주소 등을 파악해 프리미엄 요금제는 4인을 초과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2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시각도 꽤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지역 규제가 많아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없어 결국 강행할 전망이다. 계정 공유를 이용하는 고객이 일부 광고요금제로 간다고 해서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큰 문제도 안 된다. 그러면서도 누수 비용을 줄일 수는 있다.
한 대표는 "개인 중심의 번들형 구독 상태에서 비밀번호 공유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강행하더라도 남미나 동남아 등 저기 위주 시장에서부터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다만 한 국내 OTT 관계자는 "광고요금제를 위해서는 계정 공유 차단이 필수다. 가입자 이탈 등을 우려하는 전망도 있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올해 K-콘텐츠 라인업도 많고 이미 넷플릭스 경험자가 많아 계정 공유를 못 하게 되면 광고요금제를 택하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넷플릭스가 새 전략들에 자신감을 느끼는 이유도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이라는 취지다.
한 대표도 "다른 스트리밍은 좋아하는 장르나 스포츠 중계 한두 개를 보기 위해 가입하지만, 넷플릭스는 그 자체를 보기 위해 가입하는 게 그 증거"라고 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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