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벨기에 한국문화원, 현지 '포토브뤼셀 페스티벌' 일환 사진전 개최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8년 전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촬영하곤 했죠. 하지만 사고 이후 제 이야기를 직접 사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작가 정윤순 씨가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한 사진전 '나는 누구인가'(Who Am I)에서 현지 관람객들에게 직접 자신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2015년 1월 중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43중 연쇄 추돌사고 후유증으로 지금까지도 장시간 서 있는 게 어렵다는 그의 작품에는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직접 제작한 카누를 활용해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연출한 사진이나, 거대한 포크레인에 스스로 매달려 촬영한 작품 등이 대표적입니다.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이 개최한 이번 사진전은 벨기에 현지 최대 규모 사진 행사인 '포토브뤼셀 페스티벌'의 일환입니다.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는 '자화상'으로, 전시 기간 정윤순·배찬효·이지영·안준·최영귀 등 한국 사진작가 5인의 작품 40점이 현지 관람객을 만납니다.
개막 첫날에만 2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사전 참가 등록을 했는데요, 장르를 불문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이날 개막식에 직접 참석한 5명의 작가들도 작품을 대하는 관람객들의 진지한 태도와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에 깜짝 놀랐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리스에서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사진작가 에카테리니 카라니카 씨는 "지금 브뤼셀에서 지내고 있어 사진전 소식을 듣고 오게 됐다"며 "한국 문화는 전반적으로 역동적인 특징이 있는 것 같고, 사진에서도 그런 특유의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두 동생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크리스텔라 바귀디(30) 씨는 "우리 자매 모두 5년 전쯤부터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이제는 만화, 드라마 등 좋아하지 않는 게 없다"며 "사진이라는 또 다른 한국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며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이번 전시는 3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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