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안보환경 악화로 핵포퓰리즘 대두, 한미동맹 재정비 필요"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한국내 안보 우려 및 핵무장론 확산을 막으려면 한미간 핵 협의 강화와 함께 미국의 방위 의지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한국 대통령의 깜짝 발언 뒤에 숨겨진 핵 대결 악몽'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자체 핵보유' 언급이 나온 배경과 이후 전망 등을 짚으며 이같이 밝혔다.
스티븐 헤어조그 취리히연방공대 안보연구센터 선임연구원과 로런 수킨 런던정경대 조교수는 윤 대통령의 최근 언급에 대해 국내 지지층을 의식한 '핵 표퓰리즘'이라고 칭하면서도 이러한 발언이 나온 데에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증가, 중국의 군비 확장, 미중간 대립 격화 등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 악화가 또 다른 주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CEIP는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느냐 아니면 미국과의 기존 비상대응계획을 고수할지를 둘러싼 논의는 그동안 비주류였는데 (한국의 안보환경 악화로) 주류 담론이 됐다"며 북한의 핵무기 행보가 윤 대통령의 포퓰리즘적 수사를 현실로 바꿀 수 있다고 우려했다.
CEIP는 지역 안보 위협이 지나치게 심각해져 장기적으로 한국이 미국을 뒤따르는 데에 만족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한반도에서의 핵확산을 막기 위해 동아시아 안보환경 안정과 핵우산에 대한 신뢰 제고 등 미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CEIP는 "한미 동맹의 미래는 보다 동등한 파트너십이 되어야 한다"며 동맹 재정비를 강조한 뒤 "한국의 안보 우려에 대응하고 핵 포퓰리즘 심화를 막기 위해서는 양국간 핵 협의를 정례화하고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방어할지에 대한 구체적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하지 않는 한 핵버튼은 결코 눌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다 견고한 확신과 신뢰 구축을 통해 핵 우산에 대한 확신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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