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8일 체코 대선에서 파벨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후 차이 총통은 대선 승리와 성공적인 임기 완수를 기원했고, 이를 계기로 양국 외교기관이 둘 간의 전화 통화를 조율해왔다.
대만 총통실의 장둔한 대변인은 "대만과 체코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가 실권을 쥔 체코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수장이지만, 총리·헌법재판관·중앙은행 총재 임명권은 물론 외교와 관련해 발언권이 상당하다.
파벨 당선인은 3월 초 취임할 예정이다.
주목할 대목은 파벨 당선인이 현 밀로시 제만 대통령과는 다른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이다. 제만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까지 친러·친중 행보를 보여 논란이 됐고, 반이민·반유럽에서 공통점이 있는 전직 총리이자 억만장자인 안드레이 바비시 후보를 지원했다.
체코군 참모총장 출신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고위 군사정책을 조정·통제하는 군사위원회를 이끌었던 파벨 당선인은 나토와의 협력 증진과 함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는 대선 승리 이튿날인 지난 28일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
대만은 유럽 내 외교 거점 확보 차원에서 체코에 공을 들여왔다.
대만 정부는 작년 8월 이임을 앞둔 패트릭 룸라르 타이베이 주재 '체코경제문화판사처' 대표에게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특종외교장장'(特種外交奬章·Grand Diplomatic Medal)을 수여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20년 8월 체코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의 반발에도 상원의장을 단장으로 대규모 방문단을 대만에 보냈고, 답방 차원에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이 작년 10월 체코를 방문했다.
작년 12월 현재 대만의 정식 수교국은 14개국에 불과하며, 중국의 압박으로 수교국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2020년 11월에는 중미의 니카라과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14개국 가운데 파라과이와 과테말라 이외에 태평양의 소국들이 대부분이며 유럽에선 바티칸이 유일한 수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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