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무력 충돌에 이은 총기난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미국에 긴급 개입을 요청했다.
3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뉴스통신사 와파(WAFA)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전날 요르단강 서안의 중심 도시 라말라를 방문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만나 팔레스타인 주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등 위험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또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조치를 중단시키고 합의를 지키도록 압박하기 위해 긴급히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26일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부에 있는 제닌의 난민촌에서 수색 작전을 벌이던 중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과 무장단체 대원 등 9명이 사살됐다.
또 같은 날 오후 예루살렘 북부에서는 제닌 교전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인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발포해 20대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의 치안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또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가 발사됐고,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보복 공습을 가했다.
이튿날 저녁 동예루살렘 북부 네베 야코브의 정착촌 인근 유대교 회당에서 21세 팔레스타인 청년이 유대교 신자들을 향해 권총을 난사해 7명이 숨졌다.
또 28일에도 동예루살렘에서 13세 팔레스타인 소년이 총격을 가해 이스라엘인 2명이 다쳤다.
무력 충돌에 이은 팔레스타인 주민에 의한 총격 사건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는 강경 대응책을 내놓았다.
테러범에 동조하는 가족들의 사회보장 혜택을 없애거나 시민권 자체를 박탈하는 법안 심의를 진행하는가 하면, 규제를 풀어 민간인의 총기 소지를 돕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30일 요르단강 서안 중부에 있는 헤브론에서 20대 팔레스타인 청년이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잇따라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고, 3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갈등 봉합을 위한 중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중재 역할을 해온 이집트를 먼저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면담한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 아바스 수반도 별도로 만날 예정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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