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위적감산 없다' 재확인…"올해 시설투자 작년 수준"(종합)

입력 2023-01-31 11:56   수정 2023-01-31 14:10

삼성전자 '인위적감산 없다' 재확인…"올해 시설투자 작년 수준"(종합)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중장기 차원의 반도체 시설투자 지속할 것"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기자 = '반도체 한파'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삼성전자[005930]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필수 클린룸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역대 최악의 침체에 직면한 반도체 업계가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투자 축소 및 감산에 대한 입장 변화에 주목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삼성전자 측은 투자 축소와 감산 계획을 묻자 "최근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는 '메모리 한파'에 따른 시장의 감산이나 투자 축소 기대감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특성상 수요가 부진하더라도 공급이 수요를 밑돌 경우 가격 상승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나서면 글로벌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왔으나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종전 기조를 재확인했다.

비록 인위적 감산에 대한 기조는 바꾸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도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한 생산라인 최적화와 미세공정 전환 등을 통한 '자연적 감산'을 통해 미래 사업 준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자연적 감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고 미래 선단 노드로의 전환을 효율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공정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엔지니어 런 비중을 확대하고 캐펙스 내에서 연구개발(R&D) 항목 비중도 이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구간 의미 있는 규모의 비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대응경쟁력 재고를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어서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속도를 높여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아직 최종 시설투자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등의 사업에서 미래 수요 대비와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중장기 차원의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투자 계획에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차별화 지속 외에도 올해 하반기 본격화가 예상되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반도체인 DDR5와 LPDDR5X 시장 대응을 위한 선단공정 전환이 포함된다"며 "파운드리는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으로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단공정 수요 대응을 위해 테일러·평택공장 생산능력 확대 중심의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전분기 대비 한자릿수 후반 성장했고 평균판매단가(ASP)는 30% 초반 하락했다"며 "올해 1분기 시장 수요 비트그로스는 한자릿수 초반 감소를 예상하며 당사도 시장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낸드의 경우 1분기 수요 비트그로스는 한자릿수 중반 감소를 예상했고, 자사 비트그로스는 시장을 소폭 웃돌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천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95% 줄었다. 특히 삼성전자 실적을 지탱하던 반도체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한 2천700억원에 그치며 적자를 겨우 면해 충격을 더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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