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달러 가치 안정 전망…무역수지 개선 가능성"(종합)

입력 2023-02-01 11:26  

"올해 달러 가치 안정 전망…무역수지 개선 가능성"(종합)
신현송 BIS 국장, 한은-대한상의 세미나서 발표
한은 "중국 리오프닝에 억눌린 소비폭발…인플레 부추길 수도"
대한상의 "저탄소 경제 전환 위해 인센티브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민선희 기자 = 달러 가치가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은 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 경우 한국 무역수지가 예상보다 빨리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은 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1회 한국은행(BOK)-대한상의(KCCI) 세미나에서 포괄적 달러 가치와 수출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을 때 금융 여건이 개선돼 수출이 오히려 성장했다며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고 하면, 지난해 가을 무역이 급속도로 악화했던 것과 반대로 예상보다 수출이 더 빨리 개선될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 국장의 분석은 자국 통화가 절하됐을 때 수출이 늘어난다는 통념과는 반대다. 신 국장은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결국 달러 기반 가치사슬 하에서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 금융 여건에 여유가 생겨 무역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올해 달러 전망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 추가로 금융긴축은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 올 텐데, 그렇다면 달러도 지난해 가을을 정점으로 더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바람 반 예측 반이지만, 어느 정도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국장은 '미중 갈등으로 지정학적 분절화가 빨라질 경우 수출 상대로 중국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거래 상대 다변화는 항상 중요하다"면서도 "미중간 마찰이 있더라도, 각각과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한국에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마음도 있다"고 답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중국 자체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가야 할 시기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국장과 이 총재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5%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연착륙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한은은 뒤이어 이어진 세션에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와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펜트업(pent-up·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수요 확대로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중국 리오프닝을 꼽았다.
김 국장은 리오프닝이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경기를 진작하는 효과가 크겠지만, 주요국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공급망 차질 완화라는 하방 요인과 원자재 수요 확대라는 상방 요인이 함께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공급망 정상화는 물가를 내리는 요인이고,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는 건 물가를 올리는 요인이란 것이다.
그는 또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긴장 등에 따른 분절화를 중기적 관점의 리스크 요인으로 언급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핵심 품목 교역이 미국과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주요 원자재 수입의존도도 높아 분절화가 심화할 경우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은 또 "최근 분절화는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 요인이 맞물린 만큼 민관이 협력해 공동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해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정인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우 소득수준 대비 탄소 배출량이 주요국 평균보다 높은 구조적 특징으로 경제성장과 저탄소 경제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규제보다는 시장에서의 보상과 재정적 인센티브를 강화해 친환경 혁신 역량을 새로운 생산방식과 신산업으로 실현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기업, 학계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세계 경제는 패러다임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미중 디커플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추세고, 저탄소 경제가 새로운 경제질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한편으로는 패러다임 변화가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친환경, 바이오 등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신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와 한국은행은 공동세미나를 매년 상·하반기 각 1회씩 정례화해 개최할 예정이다.
kihun@yna.co.kr, s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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