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몰매에 흑인 사망' 가해자에 백인 포함…美당국 은폐 논란

입력 2023-02-01 11:44   수정 2023-02-01 11:45

'경찰 몰매에 흑인 사망' 가해자에 백인 포함…美당국 은폐 논란
'흑백갈등 차단하려' 해석도…해리스 부통령, 니컬스 장례식 참석키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20대 흑인 운전자를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 경찰관 중 백인이 있었으나 당국이 이를 은폐했던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당국은 지난 20일 가해 경찰관 5명을 면직했다며 이들의 실명을 밝히면서 이들 전원이 희생자 타이어 니컬스(29)와 마찬가지로 흑인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프레스턴 헴필이라는 백인 경찰관이 차에서 니컬스를 강제로 끌어냈으며, 동료 경찰관 2명이 땅바닥에 니컬스를 쓰러뜨려 놓은 후 헴필이 니컬스에게 테이저를 쐈다는 사실이 지난 30일 언론보도로 알려졌으며 당국도 이를 확인했다.
언론보도 후 멤피스 경찰국 대변인인 캐런 루돌프는 폭행사건 발생 다음날인 8일부터 헴필과 또 다른 익명 경찰관 1명에 대해 현장근무 중단 및 내근 전환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며 보도 내용을 시인했다.
희생자 유족을 대리하는 인권변호사 벤 크럼프에 따르면 니컬스가 집 방향으로 도망치고 경찰관들이 그를 뒤쫓자 헴필이 "그들(경찰관들)이 저놈(희생자)을 잡으면 엉덩이를 콱콱 밟아줬으면 좋겠네"라고 말하는 것도 포착됐다.
크럼프는 "헴필의 신원과 그가 타이어(니컬스)의 죽음에서 했던 역할이 이제서야 공개되는 이유가 뭐냐"며 경찰이 기강을 세우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헴필이 테이저를 쏘는 장면은 현장 영상을 검토하던 니컬스의 계부 로드니 웰스가 처음 발견해 변호인들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면직된 흑인 경찰관 5명은 현재 2급살인죄 등으로 기소된 상태지만, 헴필은 내근 전환 명령에 이어 직무배제 조치를 받았을 뿐, 면직되거나 기소되지는 않았다.
헴필의 변호인 리 제럴드는 헴필이 니컬스의 차를 정차시킨 현장에는 있었으나 그가 달아나다가 붙잡혀 최루 스프레이를 맞고 경찰관 5명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는 현장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루돌프 멤피스 경찰국 대변인은 "2번째 현장"에서 벌어진 집단 구타에 경찰 내부 감찰조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멤피스 경찰이 흑인 경찰관 5명의 명단을 공개한 것과 달리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이 2명 더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던 동기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헴필이 백인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따른 흑백 갈등을 폭발적으로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니컬스 사망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공무원은 20일 면직된 흑인 경찰관 5명과 30일 면직조치가 발표된 구급대원 3명을 포함해 총 10명이다.
니컬스는 지난 7일 교통단속 과정에서 경찰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했으며, 10일병원에서 숨졌다.
사건 당시 그는 난폭 운전 혐의로 정지 지시를 받았다가 헴필 등 경찰관 3명의 과잉대응에 놀라 집 방향으로 달아났다. 추격해온 경찰관들은 체포 과정에서 그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리고 진압봉을 휘둘렀다. 니컬스는 체포 뒤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흘만에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니컬스의 유족은 고인의 장례를 1일 치른다.
장례식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현재 백악관 고문들인 케이샤 랜스 바텀스 전 애틀랜타 시장, 미치 랜드루 전 뉴올리언스 시장 등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31일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 유족과 통화하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장례식에는 흑인 민권 운동가, 경찰 폭력에 숨진 흑인들의 유족, 유력 정치인 등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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