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계기로 한일 중요성 재평가
"인도·태평양 관여 강화하면서 한일에 부담 요구할 태세"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한국에 이어 일본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정부 대표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나토와의 긴밀한 의사소통을 위해 독립된 나토 대표부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금은 벨기에 주재 일본대사관이 나토 대표부 업무를 겸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나토 대표부를 독립시킨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나토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회의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작년 11월 나토 주재 대표부를 신설했다.
작년 6월 나토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한 이후 한국·일본과 나토의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부터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해 윤 대통령(30일), 기시다 총리(31일)와 각각 면담했다.
나토는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회원국이 아닌 한국·일본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재평가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한일 양국을 순방한 것은 유럽의 안보를 위해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이 불가결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일본과 나토는 올해 7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일을 포함한 확대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도 관여와 부담을 요구할 태세"라고 보도했다.
실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한국 내 강연에서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적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非)군사적 지원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전날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유럽에서 오늘 일어나고 있는 일이 동아시아에서 내일 일어날지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며 협력 강화를 호소했다.
나토는 1949년 당시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발족한 군사동맹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터키 등 30개국이 가입돼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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