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저항 의미로 이동 자제하고 집·직장에 머물러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꼭 2년이 된 1일 미얀마 최대 상업도시 양곤의 도심 도로는 주말이나 휴일보다도 훨씬 한가했다.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NUG)를 중심으로 반군부 세력은 쿠데타 2년을 맞아 저항의 표시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거리에 나서지 말고 각자 일터나 집에서 머무르는 침묵시위를 펼쳤다.
평일인 이날 양곤 시민들은 침묵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군부에 대한 저항을 표했다.
최근 양곤은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지면서 교통 체증이 다시 심각해진 상황이었으나, 이날은 침묵시위로 차량 통행이 크게 줄어 거리가 한산했다.
반면에 쿠데타의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군정의 친군부 집회는 기대한 인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정은 2만 짯(약 8천200원)이었던 일당을 4만짯까지 올려 집회 참가 인원을 모집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양곤 도심의 마하 반둘라 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친군부 쿠데타 기념집회는 참여자가 적어 정오를 넘은 시간에도 개최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는 여러 수단을 동원해 시민들의 침묵시위를 막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여러 지역에서 교통위반 고지서를 납부하거나 차량 압류 해제를 신청하면 범칙금을 면제해주고, 도심 상가에서는 문을 닫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 킷 팃 미디어는 전했다.
쿠데타 2년을 맞아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을 비롯한 각국 대사관은 전날 사전 공지를 통해 시위 장소 접근 및 사진 촬영 금지 등을 당부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미얀마 총선거를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에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하고 이를 반대하는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1만7천572명이 체포·구금됐으며 군부 유혈 폭력으로 숨진 사람은 2천940명에 달한다.
202134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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