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소비 호조에도 제조업은 '흐림'…중국 경기회복 '온도차'

입력 2023-02-01 17:09  

춘제 소비 호조에도 제조업은 '흐림'…중국 경기회복 '온도차'
제로코로나 해제 기대감에 투기수요 몰린 구리 가격도 주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에서 일상 회복에 따른 춘제(春節·설) 연휴 소비 호조에도 불구하고 제조업·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는 등 산업별로 경기 회복에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진단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 후 처음 맞이한 지난달 21∼27일 춘제 연휴 기간 관광·영화관람 등 소비 지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 관광 수입은 30% 늘어난 3천758억4천300만 위안(약 68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중국 영화 수입도 67억6천200만 위안(약 1조2천억원)으로 12% 증가했다.
게다가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 해당하는 1월 서비스업 활동지수가 전월의 39.4에서 54.0으로 급등하는 등 대면 서비스업 경기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지난해 말 일상 회복에 나선 만큼 소비·여행 수요 증가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기존보다 0.8%포인트 높게 잡았다.
하지만 자동차 등 내구재 판매는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상무부가 집계하는 주요 차량 제조사의 춘제 연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 7%에 가까운 소매·접객업종 증가율에 못 미쳤다고 전했다.
또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2.5%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춘제 연휴에 따른 조업 중단 등을 감안할 때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이날 차이신이 발표한 1월 제조업 PMI는 49.2로 6개월 연속 경기 수축 국면(50 이하)에 머물렀고,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월 제조업 PMI는 50.1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확장세가 강하지 않았다.
국가통계국의 공식 제조업 PMI는 대형 국유기업 위주인 데 비해 차이신 제조업 PMI는 수출업체들과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만큼, 수출업체와 중소기업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무라의 루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복소비는 대면 서비스업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존 세제 혜택 종료가 차량 판매에 악재로 작용하는 등 내구재 소비는 큰 수혜를 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따라 중국의 일상 회복 기대감에 따른 투기적 베팅으로 올랐던 구리·석탄 등 원자재 가격도 실질적인 수요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약세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제조업 경기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구리 가격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해제 기대감에 지난해 11월 1일 이후 지난달 18일까지 28%가량 올랐지만, 이후 3.5% 정도 떨어지는 등 상승세가 주춤한 상태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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