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택가격 9개월 연속 하락…시드니, 1년 만에 13.8% 내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에서 집값 하락과 대출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내 80만 가구의 주택담보대출이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변경돼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호주 중앙은행(RBA)의 매리언 콜러 경제 분석 국장은 이날 호주 국회 생활비 위원회에 출석해 올해 약 3천500억 호주달러(약 304조5천억 원) 규모의 대출이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콜러 국장은 이 대출들은 대부분 저금리 시절에 받은 것들이며 가구 수로는 대략 80만 가구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대출들은 연내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 대부분 변동금리 대출로 전환될 것이며 이때부터 대출 당시보다 약 3%포인트 이상 올라간 금리가 적용될 예정이다.
가격 비교 웹사이트 파인더에 따르면 지난해 금리 인상 전 50만 호주달러(약 4억3천만 원)를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사람의 월 이자 부담액은 대출 당시보다 평균 910호주달러(약 79만 원) 늘었다.
이처럼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가 위축돼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호주의 기준금리는 3.1%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RBA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는 등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0∼12월 호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7.8% 오르는 등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콜러 국장은 "고금리로 인해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고 있다"라면서도 "고물가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의 집값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호주의 주요 부동산 지표인 코어로직의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1.0% 하락, 9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1년 전보다는 7.2% 하락했으며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8.9% 떨어졌다.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는 전월 대비 1.2%, 전년 동월 대비 13.8% 하락했으며 멜버른도 전월 대비 1.1%, 전년 동월 대비 9.3% 내려갔다.
코어로직의 팀 롤리스 리서치 디렉터는 소비심리가 개선되기 전까지는 거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며 "가계 재정과 경제 전망과 관련해 자신감을 회복하기 전까진 주택 구매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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