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7월까지 금리 동결 전망이 과반…9월부터 인하 확률이 우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두어 번 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 차례 추가 인상을 끝으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하면서 연준과 시장이 '엇박자'를 지속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연준은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은 약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지난해 초 0.25%포인트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4.75%로 급격히 끌어올렸지만, 이 과정에서 금리 인상 폭을 0.75%포인트, 0.5%포인트, 0.25%포인트로 차츰 낮췄다.
파월 의장은 뒤이은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적절히 제약적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에 이르기 위해 두어 번(couple) 더 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 성명서에는 기준금리의 계속적인 인상'들'(increases)이 적절한 것으로 예상한다는 표현도 담겼다.
하지만 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예상하며 기자회견 전까지 장중 최저 수준을 맴돌던 미국 증시 분위기는 그의 회견이 진행될수록 바뀌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회견 직후 장중 최고치인 1.8%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여전히 할 일이 많다는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했지만, 시장 투자자들은 물가 상승세 둔화의 명확한 증거가 관찰됐다는 그의 발언과 지난달 주가 상승에 대해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모습에 주목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으나,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해서는 "우리의 초점은 단기적 움직임이 아니라 (금융환경의) 지속적인 변화"라고만 언급했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연준 성명서 내용, 그리고 아마 파월 의장이 말하려고 했던 것과 시장이 들은 것 사이에는 정말 단절이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연준이 시장에 '믿어달라.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믿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는 연준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는 3월 FOMC에서 한 번 더 0.25%포인트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 상단을 5.0%로 높일 확률을 85.6%로 보고 있다.
이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5월 FOMC 57.4%, 6월 56.2%, 7월 50.6% 등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그러다가 9월에 0.25%포인트 인하 전망(32.9%)과 0.5%포인트 인하 전망(9.8%) 등 인하 전망이 동결 전망(40.3%)을 처음 앞선 뒤 이후 인하 전망이 동결 전망을 계속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어 번 추가로 금리를 올린 뒤 올해는 그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연준 입장과 달리,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며 하반기에는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신(新)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한차례 추가 인상이 마지막일 것으로 보는 한편,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향후 인플레이션 수치에 달린 만큼 동전 던지기와 같다고 밝혔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