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청년 구타 사망사건, 경찰개혁 기폭제 되길"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경찰의 집단 구타로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29)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이 어두운 기억이 우리가 계속해온 투쟁에 기폭제가 되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하원 흑인 의원단 모임인 '블랙코커스'(CBC) 대표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경찰 개혁 방안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던 2021년 경찰개혁 법안, 이른바 '조지 플로이드법'이 통과됐다"며 상원에서 조속히 입법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백인 경찰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이 붙은 이 법안은 이 법안은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할 때 목을 조를 수 없게 하고, 면책 특권을 제한해 용의자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 경찰을 고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법안은 하원에서 2020년, 2021년 두 차례나 가결됐다. 하지만 당시 상원 다수당이었던 공화당이 경찰의 면책 특권 제한 조항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아직 계류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행정명령을 통해 중요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관련 정책 논의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이에 블랙코커스 회장인 스티븐 호스포드 의원은 "타이어 니컬스는 왜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며 "대통령이 이미 행정명령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이끌어줬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호스포드 의원은 "우리는 생명을 구하고 공공안전을 모든 지역사회의 우선순위로 놓기 위한 입법 조치를 위해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협력 의지를 밝혔다.
이어진 비공개 대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의원들은 경찰 문제 대응책을 놓고 일부 의견 일치를 보였다고 AP·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호스포드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입법적 관점은 물론 행정부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한 해결책 모두에서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며 "초점은 무엇보다도 공공안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며, 조만간 관련 '입법 패키지'에 대한 추가 정보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AP 통신은 부연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열린 니컬스의 장례식에 참석, 추모사에서 이번 사건 경찰의 행태를 겨냥해 "그것은 공공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니컬스도 안전해야 할 권리가 있지 않았느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미 부통령으로서 의회가 조지 플로이드 법안을 지체 없이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며 "법안이 처리되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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