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 시인·유감 표명에도 미국 공세 계속되자 '저지선' 긋기
中 외교수장 왕이, 美에 "근거없는 억측 수용못해"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은 이른바 '정찰 풍선'의 미국 진입에 대해 부분적 시인과 유감 표명을 했음에도 미국 측 공세가 이어지자 이를 자국에 대한 부당한 공격으로 간주하며 '결연한 반대'를 천명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기자와의 문답 형태로 외교부 온라인 플랫폼에 올린 입장을 통해 "중국은 어떤 주권국가의 영토와 영공도 침범할 의도가 없고, 침범하지도 않았다"며 "미국의 일부 정객과 매체가 이번 일을 구실 삼아 중국을 공격하고 먹칠하는 데 대해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급에서의 접촉과 소통을 유지하는 것은 중·미 정상이 발리 정상회담(작년 11월)에서 도달한 중요한 공동 인식"이라며 "양국 외교팀의 역할 중 하나는 양국 관계를 적절히 관리·통제하고, 특히 일부 뜻밖의 상황을 냉정하고 온당하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대변인은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방중 연기 발표에 대해 "사실 중국과 미국 어느 쪽도 무슨 방문에 대해 선포한 적이 없다"며 "미국이 발표한 관련 소식은 미국 자신의 일이며, 우리는 그것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이 5∼6일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미국 매체에 보도됐을 뿐 애초 미중 어느 쪽도 그것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기에 연기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중국의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미국 발표와 관련, 블링컨 장관과 3일 진행한 통화에서 "중국은 책임지는 국가로, 일관되게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해왔다"며 "어떤 근거 없는 억측과 허위 선전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소개했다.
왕 위원은 이어 "의외의 상황에 대면해 양측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적시에 소통하고, 오판을 피하고 이견을 관리·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정찰 풍선'이라고 지목한 비행체가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며 미국 진입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했다.
그와 더불어 편서풍과 비행선의 통제력 상실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미국 진입이었다며 적절한 처리를 위해 미국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유감 표명 직후 중국 방문 계획 연기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이것이 중국의 정찰풍선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중국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이 정치국 위원과 중국 외교부가 3∼4일 밝힌 내용은 결국 '중국 비행선의 정찰 목적 영공 침해'라는 미국의 사태 규정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번 사태에 대해 1차로 밝힌 입장에서 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일종의 '저지선' 긋기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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