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한미동맹 발전 방안 논의…윤 대통령 상반기 방미 협의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을 한 단계 격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미국을 찾은 박진 외교부 장관이 나흘간 방미 일정을 마쳤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4일(현지시간) 오전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너 창립자를 접견하고 한미동맹, 역내 및 글로벌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장관은 퓰너 창립자에게 한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미 조야의 이해와 지지를 끌어내는 데 계속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으며, 퓰너 회장은 한미관계의 포괄적 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후 박 장관은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박 장관은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뉴욕과 워싱턴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 연구소 및 유엔 관계자 등을 만나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대응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한미 정상이 작년 5월 합의한 대로 안보 중심인 한미동맹의 협력 범위를 경제, 기술, 우주는 물론이고 지구촌 도전 과제로 확대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박 장관은 전날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의 향후 70년간 청사진을 제시하고 상호 합의한 사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며 확장억제, 공급망, 첨단 핵심기술, 우주 협력에 논의를 집중했다고 밝혔다.
한미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유지하는 가운데 확장억제 실효성을 제고하고 북한의 불법적인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등 미국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한국에서 불안해하는 확장억제와 관련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기술 분야에서는 '한미 과학 및 기술협력에 관한 협정'을 개정·연장하는 성과가 있었다.
이 협정은 과학기술 협력 관련 정보 교환과 인적 교류, 공동연구 등을 규정하는 내용으로 블링컨 장관은 "양국이 오래 협력한 우주뿐 아니라 생명공학,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등 신흥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미 양국은 우주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한미 우주포럼을 개최할 계획으로 박 장관은 지난 2일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을 만나 민간, 상업, 안보 영역에서 우주 협력을 논의했다.
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된 우크라이나에 대해 한국이 에너지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박 장관의 이번 방미는 한국 정부가 이르면 상반기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추진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박 장관은 2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윤 대통령의 성공적 방미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강조했고, 설리번 보좌관은 윤 대통령의 방미가 동맹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도록 미 국가안보회의 차원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박 장관은 전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방미와 관련해 미국 측과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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