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2021년 이어 세번째 펀드…최대 5천억 달러 규모
"테크 기업 초기 단계부터 투자…한국계 해외 기업도 지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상반기 중 3억 달러 규모의 벤처투자 프로그램 KVG(KIC Venture Growth) 3호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진 사장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재원을 위탁받아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운용 자산은 약 200조 원에 달한다.
KIC는 2019년 2억 달러 규모의 KVG 1호 펀드에 이어 2021년에는 3억 달러 규모의 2호 펀드를 내놓았다. 또 상반기 중 3호 펀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진 사장은 "성과가 좋으면 펀드 조성 규모를 5천억 달러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사도 밝혔다.
진 사장은 "실리콘밸리에는 전 세계 인재들이 모이고 이곳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탄생한다"며 "이것이 미국 경제를 이끄는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에는 주로 성숙 단계에 있는 기업에 투자했다면 앞으로는 초기 단계의 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수익률도 그만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IC는 현지 직원 채용 등을 통해 2021년 사무소 형태로 개설한 샌프란시스코 지사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진 사장은 한국인이나 한국계가 해외에 설립한 기업에 대한 투자 추진도 시사했다. KIC는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는 법으로 제한돼 있다. 그러다보니 한국인이나 한국계가 해외에 설립한 기업에 대해서도 사실상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한국계가 설립한 기업이 많지만, 그동안에는 이런 기업에 대한 투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국적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대계 커뮤니티처럼 한국계를 확대할 필요 있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이번 샌프란시스코 방문 후 현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며 "과거 10년 동안 투자 환경이 너무 좋았지만 앞으로 10년은 다를 수 있고 투자 환경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상황이 좋지 않지만,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기업들의 가치가 내려가기 때문에 (투자 대상을) 더 선별할 수 있는 좋은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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