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한파 속 금융·통신 등 기성기업들로 이직…'동부 선호' 현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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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정보기술(IT)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보다 수도 워싱턴DC와 뉴욕에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프로그래머 일자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술기업들에 감원 한파가 몰아치면서 엔지니어들이 금융, 이동통신, 소매업 등 다른 분야 기업들로 직장을 옮기는 데다 젊은 IT 인력들이 동부 대도시를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일자리 데이터 분석 기업인 버티스AI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말 현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구인 건수는 워싱턴DC에서 3천815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뉴욕도 3천325건으로 실리콘밸리가 포함된 새너제이(2천84건)는 물론 샌프란시스코(2천369건)를 제쳤다.
전통의 테크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수요는 지난해 상반기 정점을 찍은 뒤 큰 폭의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등 빅테크들이 지난해에만 총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줄인 여파다. 올해 초에도 테크 기업들의 감원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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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리크루터들은 IT 분야 구직자들에게 다른 업종에서 일할 것을 고려해보라고 권하는 추세다. 비록 스톡옵션이나 무료 콜드브루 커피와 같은 특전은 없더라도 경력 발전 가능성과 직업 안정성 측면에서 다른 분야 기성 회사들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자체 기술 인력을 보유하려는 분위기와 워싱턴DC에 진출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는 현상도 이러한 역전 현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회사 카이젠테크놀로지의 존 위너 최고경영자(CEO)는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기술업계 종사자들이 치솟는 집값과 잦은 산불, 주변의 노숙자들로 인해 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위너 CEO는 직원들의 요청으로 올해 중 뉴욕 사무실을 다시 열겠지만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을 다시 가동할 계획은 없다며 "많은 사람은 뉴욕이 샌프란시스코보다 더 재미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억만장자 피터 틸이 공동 창업한 소프트웨어 회사 팔란티어도 광고와 정부 사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최근 동부에서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인재영입 책임자인 마거릿 요크는 WSJ에 뉴욕에서 750명, 워싱턴DC에서 400명, 팰로앨토에서 200명의 엔지니어를 각각 고용 중이라며 "젊은 사람이라면 동부 도시들이 커리어를 쌓기에 활기차고 흡인력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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