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고립무원 된 시리아 북서부…주민 90% 생명줄 구호물자 끊겨(종합)

입력 2023-02-08 12:09   수정 2023-02-08 17:18

[튀르키예 강진] 고립무원 된 시리아 북서부…주민 90% 생명줄 구호물자 끊겨(종합)
아사드 정권 '국제 제재' 속 최악의 인도적 위기…국제기구 유일통로 국경지대 도로 파손·폐쇄
오랜 내전 겪은 시리아 병상도 태부족…학교 200곳 대피시설로 사용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오진송 기자 = 시리아 반군 지역에 국제사회의 구호물자를 공급하던 유일한 길목이 이번 강진 여파로 차단돼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AFP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시리아 북서부와 튀르키예를 연결하는 바브 알하와 국경통제소와 주변 도로가 전날 튀르키예 대지진으로 파손돼 물자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주요 국가들과 우호적인 외교 관계에 있어 각국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아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비정부기구(NGO)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4년 결의안에서 제시한 방식에 따라 지난 9년간 튀르키예에서 바브 알하와를 통해서만 시리아에 구호물자를 전달해 왔다.
특히 반군이 통제하는 북서부 지역은 정부 통제지역보다도 더욱 철저하게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돼왔다.
실제로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북서부 지역 주민의 90%는 문제의 국경통제소로 들어오던 구호물자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었다.
결국 12년간의 내전 피해에 최악의 지진 재난, 거기에 더해 물자 공급 중단까지 겹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이 최악의 인도적 위기를 겪게 됐다고 FP는 덧붙였다.
찰스 리스터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건물 수천 채가 무너졌고 한파 속에 사상자 수천 명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구호단체가 찾아올 도로조차 남지 않았다"며 "자연재해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리스터 연구원은 이어 "시리아의 지진 피해자들이 알아사드 정권에 의해 저당 잡혔다"고 덧붙였다.

세계식량계획(WFP)은 현재 시리아에 남은 물자를 사용하고 있지만, 곧 이것이 바닥날 것이므로 서둘러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 쥘리앵 반스 데이시는 "바브 알하와가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외부 구호물자를 지원할 다른 방법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반군 점령지역 1천120명을 포함해 2천명 가까운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2년간 내전을 겪은 시리아의 반군 지역에서는 구조된 주민들이 치료받을 병상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시리아 반군 거점인 북서부 알레포에서 활동하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책임자 앤절라 키어니는 7일 미국 CNN 방송에 시리아 병원들이 "완전히 과부하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유니세프가 알레포에서 구호 활동을 개시한 6일 오전 알레포 내 학교 7곳이 병원 등 대피소로 사용됐는데, 현재는 거의 200곳에 가까운 학교가 대피소로 사용돼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학교도 일부 시설이 파손됐지만, 잠옷을 입은 채 집을 떠나 이곳으로 온 사람들이 있다"며 추위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담요와 음식, 깨끗한 물, 의료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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