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이 자국 영공에 진입한 중국 풍선을 '정찰 풍선'으로 지목하고 격추한 것에 중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이 미국의 이번 조치로 양국 관계가 급랭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당국이 외교라인을 통해 미국에 항의하며 "추가로 필요한 대응을 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며 보복 조치를 예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8일 자국 전문가들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미국의 혼란스럽고 지저분한 정치 상황은 중미 긴장이 조만간 완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국 풍선을 격추한 미국의 결정을 '히스테릭한 과잉 반응'이라고 규정한 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보수세력이 만들어 낸 양국 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주장도 했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당의 지도자로서 긴장을 과장하기보다는 사건을 진정시키고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그러나 그는 이 사건을 자신이 중국에 강경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이용하려고 한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적절한 때가 오자마자 풍선을 격추해야 한다는 것이 초지일관 나의 생각이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진찬룽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국의 입장과 관계없이 미국에 의해 신냉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미국은 중국과 대화를 시도하면서 과학과 기술 등에서 제재와 봉쇄조치를 중단하지 않았고, 비행선 사건은 미국 내 중국에 대한 적대감이 터무니없이 높고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당파 투쟁은 중미 관계에 계속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의 정치 엘리트들은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완전히 승리할 수 있고 중국의 GDP가 미국을 능가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에서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시작으로 올해 미중 관계가 계속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진 교수는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미국 정치권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 초청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중요한 것은 미국이 대만 문제에 계속 도발적이라는 것이다. 2023년 중미 관계 전망은 점점 비관적이고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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