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관변 전문가들이 전쟁 장기화의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평화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선제공격한 사실을 무시한 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있다는 논리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8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이 장기전을 벌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러시아를 약화하고 분열시키려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휴전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는 최대 피해자가 됐고, 유럽도 최악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추이헝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도 "미국은 이 분쟁에서 이익을 얻었고, 에너지와 무기 등을 판매하면서 놀라운 이익을 거뒀다"며 "미국은 이 분쟁이 계속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유럽의 자산이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억제와 달러 패권 확보에 도움이 됐고, 정치적으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유리한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쑹중핑은 "미국이 에너지 및 무기 거래로 단기적 이익을 얻었지만, 국제사회가 미국의 패권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게 돼 미국은 결국 패배할 것"이라며 "탈달러화와 탈헤게모니가 점점 세계적인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다이빙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 부대사도 지난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분쟁 당사국의 평화협상을 촉구하면서 "군사적 논리가 여전히 우세하며 대량의 중화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방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22억 달러(약 2조7천억 원) 상당의 추가 무기 지원 계획을 밝힌 것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표면상 중립을 천명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일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계획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러시아의 반격을 불러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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