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챗봇 '바드'와 구글 맵·번역에 AI 탑재 발표에도 하락
MS가 구글 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 있다" 시각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AI) 기반의 검색 엔진 '빙'(Bing)을 공개하면서 구글의 위기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전날보다 7.4% 이상 급락하며 마감했다. 장중에는 5거래일 만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급락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와 같은 AI 챗봇을 장착한 검색 서비스 '빙'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챗GPT 등장에 비상이 걸린 구글도 지난 6일 자체 AI 기능을 탑재한 검색 서비스 '바드'(Bard)를 "수 주 내에"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날은 프랑스 파리에서 행사를 열어 AI 기반의 새 검색 기능에 관한 세부 내용을 공개하고 구글 맵과 번역 기능에도 AI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가 급락을 막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0.3% 내린 것과 비교된다.
이는 구글이 점령해 온 전 세계 검색 시장이 챗GPT 등장으로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구글의 검색 기능은 전 세계 10명 중 8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이용자가 1명이 채 되지 않는 것에 비해 압도적이다.
MS와 구글 등이 주도하는 AI 기술 전쟁에 중국 바이두도 다음 달 AI 챗봇 '어니봇' 출시 계획을 예고하면서 가세한 상태다.
구글은 검색 서비스를 통해 수익의 상당 부분을 광고로 벌어들이고 있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점유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다만, 단기간내에 MS의 빙이 구글 검색 기능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미국 자산운용사 제프리스의 브렌트 씰 애널리스트는 "MS의 검색 기능 개선은 장기적으로 순풍으로 작용하겠지만, 이용자를 빙으로 오게 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구글에서 광고주들을 빼 오는 데에는 지렛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UBS의 한 분석가도 "MS는 구글을 따라잡기를 원하겠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8년 동안 구글에서 몸담았던 클레이 베이버 부사장은 이날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2005년 구글에 입사한 이후 구글 메일과 드라이버 매니저를 역임했다.
구글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테스트하는 인큐베이터 구글 랩스(Google Labs)의 부사장을 지낸 그는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좋아하는 부하 직원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공지능 기반의 스타트업을 창업할 것이라고 전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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