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정상회담…기시다,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도 화상 회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9일 정상회담에서 해양 진출을 가속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일본을 처음 방문한 마르코스 대통령과 이날 만나 방위, 경제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재해 발생 시 구조 활동과 인도적 지원을 위해 자위대를 필리핀에 파견할 경우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자위대와 필리핀군이 공동훈련을 강화할 수 있도록 왕래를 원활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은 "미국, 일본, 필리핀 3개국의 공동훈련을 늘리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중국을 겨냥해 긴장감을 높이는 행위를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협력한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
기시다 총리는 필리핀의 경제 성장을 위해 2년간 공적개발원조(ODA)와 민간 투자를 합쳐 6천억 엔(약 5조8천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마닐라 통근 철도 정비사업, 탈탄소 실현을 위한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일본 각지에서 강도 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일본인 남성 4명을 강제 송환한 필리핀 정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폭넓은 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이날 마르코스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화상 회담을 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쫑 서기장에게 방위력 증강을 추진할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설명하고 베트남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중요한 상대국인 베트남에 북한 핵·미사일 문제, 동중국해·남중국해 정세를 함께 대응해 나가자고 제언했다.
이에 쫑 서기장은 일본이 지역과 국제사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양국 정상은 수교 50주년을 맞아 정치, 안보, 경제 분야에서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기로 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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