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삭감 입법하면 거부권"…공화 비판하며 트럼프·디샌티스 견제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모여있는 플로리다주를 찾아 노약층을 위한 연방정부 예산 사수를 앞세우며 사실상 재선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탬파의 대학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나는 많은 공화당원의 꿈이 사회보장제도(연금)와 메디케어(노년층을 위한 의료보험)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서 "만약 그것이 꿈이라면 나는 당신들의 악몽"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 혜택을 단 하나도 삭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 나는 메디케어 신탁펀드를 최소 20년간 확대할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과정에서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 프로그램이 5년마다 의회에서 재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화당 소속인 릭 스콧 상원의원(플로리다)의 정책 제안 팸플릿을 들고 읽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책 제안 상의 일몰 규정에 대해 "그것을 허가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국정연설 때 바이든 대통령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메디케어와 사회보장제도의 일몰제를 원한다"고 말하자 다수 공화당 의원들이 "거짓말쟁이"라면서 강하게 항의했는데 이를 직접 재반박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콧 의원은 자신의 정책 제안을 아직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내가 보장하는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내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청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플로리다는 지금까지 유일하게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는 곳이다. 또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예비주자인 론 디샌티스가 주지사로 활동하는 곳이다.
플로리다는 미국 주(州) 가운데 노년층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인구의 약 3분의 1은 62세 이상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플로리다까지 찾아가서 노년층 관련 복지 제도의 예산 사수 방침을 밝힌 것은 '적진'에서 공화당 대선 주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제 발언 과정에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이드 보장을 확장하는 제도와 관련, "연방 정부가 비용의 90%를 부담하고 주(州)는 10%만 내는데 플로리다주를 포함해 11개 주는 안 하겠다고 하고 있다"면서 "만약 디샌티스 주지사가 동의만 하면 110만 명 이상의 플로리다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올해 초에 2024년 대선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통령 시절 기밀문건 유출이 드러나면서 이를 늦추고 있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대선에서 주요 경합주(swing state)였던 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엔 펜실베이니아주를, 전날엔 위스콘신주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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