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요청에 첨단 훈련·정비기술 등 들며 난색
"가까운 미래에 안보낸다"…전쟁 끝나면 훈련 방침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지원 요청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리스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영국-이탈리아 국방장관 합동 기자회견에서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반드시 전투기를 보내겠다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해 리시 수낵 총리를 만나고 영국 의회에 "자유를 지킬 날개를 달라"며 전투기 지원을 호소한 뒤 나온 발언이다.
수낵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월리스 장관에게 "어떤 전투기를 지원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월리스 장관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지원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해석했다.
월리스 장관은 영국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표준 전투기로 훈련하는 첫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이것이 실제 미치는 영향은 '전쟁 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전쟁 후 우크라이나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는 2015년 영국이 스웨덴, 캐나다,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국방력 강화 훈련을 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당장 영국 전투기 '타이푼'을 조종하는 것은 "자전거를 타다가 포뮬러원(F1) 경주용 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영국 전투기를 보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이푼을 준다면 이와 관련된 사람들도 함께 지원해야 한다"며 "다음 주나 다음 달, 혹은 6개월 이내에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리스 국방장관의 이런 언급은 확전을 우려하는 영국 내 신중론과 무관치 않다고 텔레그래프는 짚었다.
수낵 총리실 대변인은 전투기 지원 문제와 관련해 "잠재적인 확전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며 "이런 결정은 신중하게 숙고해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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