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英 수낵, 하푼·스톰 섀도 지원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를 영국의 장거리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미사일로 크림반도를 타격할 준비가 됐다"고 확인했다.
이와 관련, 더타임스는 "영국의 군사 원조에 하푼 대함미사일이나 스톰 섀도 공대지 미사일을 포함할지를 두고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점령된 영토 깊은 곳'까지 서방의 장거리 무기로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전날 런던을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환영하며 "올해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결정적인 군사적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푼 미사일은 대당 120만파운드(약 18억3천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무기로, 최대 사거리는 241㎞에 달한다. 스톰 섀도는 220만 파운드(33억6천만원)로 최장 563㎞까지 날아갈 수 있지만 수출용은 사거리가 짧게 개조된다.
더타임스는 그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국경 너머로 공격을 확대하는 것이 군사적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점령된 합법적 목표물이라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서방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내놨다.
실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런던 방문에서 서방의 군사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점령된 영토의 깊숙한 곳에 있는 공군기지를 파괴해 우리나라에서 악의 세력이 완전히 물러나게 하도록 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을 만난 후에는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장거리 무기와 전투기 문제가 해결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이제는 논의의 주제가 영국의 장거리 미사일을 얼마나 많이 보내냐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서방의 전쟁 개입 강도가 잠재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시다르스 카우샬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100㎞ 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으면서도 러시아 본토까지는 도달하지 못할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덴마크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바 있는 하푼 미사일의 경우 지상 목표물을 겨눌 때는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트럭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가 가능하다고 카우샬은 짚었다.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스톰 섀도의 경우 영국이 실제로 제공하게 되면 군사 지원 면에서 미국에 앞서나가는 모양새가 될 것인 만큼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설명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스톰 섀도보다도 사거리가 짧은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거부해 왔다.
카우샬은 "스톰 섀도는 우크라이나가 국경 너머 러시아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며 "이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놓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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