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연초 이후 8조 순매수…기관 대기자금 기대감도
"달러약세와 자금 유입 기대 속 지수 가치평가 부담 우려도"
NH투자증권 "코스피 주간 변동폭 2,450∼2,580 전망"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코스피가 이달 들어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0일 2,469.73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3일(2,480.40)보다 0.43%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에 미국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계 심리가 확산하면서 지수 흐름도 정체 양상을 보였다.
수급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서도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를 떠받치고 있으나 기관이 물량을 쏟아내면서 부담을 줬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10일까지 3조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개인도 1조원가량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3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연초 이후로 보면 외국인은 8조1천700억원 넘게 순매수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5조1천400억원, 3조1천900억원 순매도했다.
시장 전반에선 외국인 매수세에 기댄 낙관론이 우세하다. 미국과 유럽 등의 긴축 기조 속에도, 달러 약세 흐름에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유동성 환경 개선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로 미국을 제외한 국가 중앙은행들의 달러 환산 보유 자산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일본과 중국 중심의 유동성 개선 기대감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13∼17일) 미국에서 물가와 주요 실물 경제지표가 발표되고 연준위원들의 발언도 예정돼 있다.
아직 빠른 속도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연내 미국 정책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완화했으나 연준 금리 인상 국면이 적어도 6월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증시에선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가 중요하다"며 "물가 지표 결과가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작지만, 연준의 긴축 우려 완화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소매판매와 지역 연준 제조업지수 등 일부 지표가 전달보다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기 연착륙 기대가 강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약화하며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부담이 제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유동성 개선 기대감과 실적 눈높이에 대한 우려 완화 등으로 투자심리가 풀리면서 강세 흐름은 좀 더 지속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500의 기술적 저항선, 물가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나 미국 수요 회복, 빅 테크 기업들의 실적 우려 완화 등으로 자신감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의 김 연구원은 "달러 약세에 힘입은 글로벌 유동성 증가, 중국 경기부양 기대감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관의 대기 자금 등 수급상으로 긍정적 요인이 많다"며 수급요인에 따른 증시 강세가 연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2.9배로 2005년 이후 분포의 상위 4%에 있을 정도로 가치평가(밸류에이션)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주간 변동 폭으로 2,450∼2,580을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14일(화) = 유로존 4분기 GDP, 미국 1월 소비자물가.
▲ 15일(수) = 유로존 12월 산업생산, 미국 1월 소매 판매, 미국 1월 산업생산.
▲ 16일(목) = 중국 1월 주택가격, 미국 1월 생산자물가.
▲ 17일(금) = 미국 1월 수출입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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