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성 정체성 교육 금지법' 보수 성향 州로 퍼져나가
몬머스대 1대1 가상대결서 디샌티스 53% vs 트럼프 40%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공화당의 2024년 대선 유력주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정치적 영향력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주도한 각종 입법 의제들을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앞다퉈 따라 하며 전국적으로 입지가 커지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와이오밍을 비롯해 조지아, 네브래스카, 인디애나를 비롯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주에서 디샌티스의 영향을 받은 법안들이 도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사례가 와이오밍주다.
미국 남동부에 위치한 플로리다와 북서부인 와이오밍은 지리적으로 극과 극에 자리 잡고 있고 문화적으로도 공통점이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성 정체성 교육 금지에 있어서는 한 주나 다름없는 정책을 공유하게 됐다는 것이다.
와이오밍이 최근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해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게이 교육 금지법'과 유사한 법안을 처리하면서다.
앞서 플로리다는 지난해 5월 입법을 통해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성 정체성 및 젠더 문제에 대한 교육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미국에서 성 소수자 문제에 대한 교육을 규제한 것은 플로리다가 처음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법안 처리 후 인권 단체를 비롯해 진보 진영으로부터 뭇매를 맞았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지지 기반을 넓혔다.
WP는 "서부의 산맥에서부터 남부에 이르기까지 플로리다 스타일 입법이 번져가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유사한 극우 지도자로서 디샌티스의 공화당 내 영향력이 커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역대 극우 입법의 성지가 텍사스였다면 현재는 플로리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국적 논란이 불붙을수록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디샌티스의 경선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디샌티스 법'이라고 부를만한 법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가 일으킨 논란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중도의 영역에 속하는 주에서까지 그에 대한 지지가 불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디샌티스는 지난해부터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공화당 주자 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
미 몬머스대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56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가상대결을 진행한 결과 디샌티스 주지사는 53%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0%)을 큰 폭으로 제쳤다.
보수단체 비영리 조직 '성장 클럽'의 최근 1대1 여론조사에서도 디샌티스는 49%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을 9%포인트 앞섰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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