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등 기기 기본 검색 탑재에 연간 19조원 벌어
연말 구글과 계약 종료 예상…더 많은 금액 부를 수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인공지능(AI) 기반의 검색 엔진을 둘러싸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경쟁이 가열돼 빅매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애플의 '몸값'이 치솟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현재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시장을 지배하면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도 기본 검색 엔진이 되고 있다.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기능과 함께 주요 유통 채널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자체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물론,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아이폰 등에서도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하기 위해 애플에 연간 150억 달러(19조 원)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3년짜리의 이 계약이 올해 말에 끝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애플은 올 연말에 구글과의 계약을 유지할 수도 있고, 입찰을 통해 새로운 업체와 계약할 수도 있는 셈이다.
구글은 그동안 큰 경쟁자 없이 검색 시장에서 아이폰도 점령해 왔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와 같은 AI를 장착한 새로운 검색 엔진 '빙'(Bing)을 발표하며 구글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로서는 '빙'의 등장이 반가운 상황. 이번 연말로 예상되는 입찰 경쟁에서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할 수도 있다.
구글과 경쟁하는 상대가 다른 업체가 아닌 전 세계 시가총액 2위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점에서 애플의 몸값은 더 올라갈 여지가 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1천억 달러(120조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구글과 상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글로벌 기업 중 하나다.
여기에 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억 달러(12조 원)로 추정되는 금액을 쏟아부으며 AI 기반의 검색 시장에 회사의 명운을 걸고 있다.
MS는 구글에서 빼앗아 오는 시장 점유율 1%당 20억 달러(2조4천억원)의 추가 광고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이 MS의 새로운 검색 엔진 '빙'과 구글의 새 검색 엔진 '바드'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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