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미국 공매도 업체의 보고서를 계기로 유동성 경색 우려까지 제기된 인도 아다니 그룹이 매출 성장률 목표를 애초의 절반 이하로 낮추고 신규 자본지출은 미루기로 한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다니 그룹이 적어도 차기 사업연도에는 매출 증가율 목표를 15∼2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원래 아다니 그룹은 매출 증가율 목표로 40%를 잡고 있었다.
소식통들은 아다니 그룹이 이제 공격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재정 건전성 강화를 우선시함에 따라 자본 지출 계획도 축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변화는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 발표 이후 주가 급락, 금융시장 신용도 저하 등 여파에 대응해 아다니 그룹이 현금 확보와 부채 상환 등에 얼마나 노력을 집중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새로운 사업 계획안은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았고 최종안으로 확정되려면 수 주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앞서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달 24일 보고서에서 아다니 그룹 핵심 상장사들의 부채가 과도해 그룹 재정건전성이 불안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7개 상장사의 주가가 고평가된 만큼 85%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포지션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아다니 그룹이 주가조작과 분식회계에 관여해 왔으며 역외 조세회피처 사업체를 부적절하게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아다니 그룹은 이 보고서 내용이 허위라고 반박했으나 그룹 상장사들의 주가는 급락해 시가총액이 한때 1천200억 달러(약 147조원)가량 증발할 정도로 금융 시장의 신뢰가 추락했다.
아다니 그룹은 항구·공항 운영 등 인프라 사업을 필두로 석탄, 가스 등 자원개발·유통과 전력 사업까지 벌이는 인도 최대 기업 그룹 중 한 곳이다.
회사 창립 30여 년 만에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을 만든 이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은 구자라트주 출신이어서 구자라트주 총리를 지낸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유착 의혹도 인도의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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