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광산 프로젝트에 투자 가능…IRA, 세부 사항 더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LG화학[051910]이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원자재 확보를 최우선으로 해 자체 조달이 가능한 세계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13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가격보다 중요한 원자재의 공급을 무엇보다도 먼저 확실히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부회장은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광산 회사가 되지는 않겠지만 좋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LG화학은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에 배터리를 제공하는 세계 2위 배터리 제조업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모회사라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전기차 산업이 공급망 혼란을 겪으면서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 니켈, 코발트와 망간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 들어 리튬 가격은 13% 하락했지만, 작년에는 87% 상승했고 2021년에는 430%나 치솟았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신 부회장은 더 구체적인 세부 정책 내용이 필요하며 3월 말 전에는 세부 사항이 나올 것으로 업계가 예상한다고 전했다.
IRA는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북미산 배터리 부품을 사용할 경우 3천750달러(약 478만원),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광물을 배터리에 사용할 경우 3천750달러씩 최대 대당 7천500달러(약 951만원)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원자재를 확보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고려한다면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며 이 법에 반대해왔다. 많은 광산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신흥국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공급망에 있는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해답이 미국 정부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국가든 정책은 변한다"며 "LG화학은 50년, 100년, 수백 년 뒤에도 있을 것이므로 한 국가의 정책에 따라 공급망 전략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RA보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추구해왔다"며 "우리의 전략은 세계 3대 거대 권역에서 자급자족하는 것이고, 미국은 그중 한 곳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 부회장은 작년 7월 서울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프렌드쇼어링'(동맹·파트너 국가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옐런 장관은 한국의 배터리 산업에 대해 알고 싶어했고 금속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디서 오는지 등을 알고 싶어 했다"며 "나는 미국 경제에 대해 물어봤다"고 전했다.
LG화학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 이상 감소하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음에도 올해 들어 주가는 12% 가까이 올랐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기존 사업이 불경기의 바닥을 지나고 있다며 "이제부터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그는 LG화학이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지속 가능한 소재에 대한 투자를 통해 탄소 함량을 줄이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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