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총통선거 앞둔 상황서 대만 집권당-중국 셈법 '복잡'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정치권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4월 대만 방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대만 1야당인 국민당의 샤리옌 부의장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 당국이 대만에 부쩍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가운데 매카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통해 중국의 의지를 제대로 짚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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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 삼아 사실상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군사훈련을 벌인 뒤 수개월째 무력 시위를 해온 터여서 매카시 하원의장의 방문 가능성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14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전날 왕딩위 대만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 격)은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에 당선되면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올봄 대만 방문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그러면서 "4월이 좋은 시기"라고 짚었다.
미국 의원단을 이끌고 4월 대만 방문을 추진 중인 마이클 매콜(공화당·텍사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도, 특정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매카시 하원의장의 연내 대만 방문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뜨리는 행위로 보고 대응해왔다.
매카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 미국 현역 하원의장으로는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작년 펠로시에 이어 3번째가 된다.
야당인 공화당 소속의 매카시 의장은 2020년 5월 하원의원들로 '중국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대중 공세를 주도했고, 하원의장 취임 직후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한 '반중 인사'로 통한다.
이 때문에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매카시 하원의장 취임 후 여러 차례 경고 메시지를 내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8일 전문가의 입을 빌려 매카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 펠로시 전 의장의 방문 때보다 중국 측 대응의 강도가 더 세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매카시 의장은 지난 1일 "언제든 어디서든 나는 내가 어디에 갈 수 있는지 중국이 내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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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대만 집권당과 중국의 '셈법'이 복잡해진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2016년 집권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에 거슬러 독립 성향을 보인 차이잉원 총통의 민진당 정권에 '강공'을 펼쳐온 중국으로선, 대만 정권 교체를 최우선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위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달리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총통 선거에 불리한 요소가 아닌 대만 집권당으로선 매카시 하원의장의 조기 대만 방문을 선호할 수 있다.
대만 국내적으로 친중 성향의 국민당은 중국과의 '화해'를 전제로 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민진당은 미국과의 협력을 극대화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차단해야 한다는 전략을 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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