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개국 참여 우크라 추가지원 논의…美합참 "러는 전략·작전·전술 모두 패배"
'전투기 지원' 현안엔 "오늘 발표할 내용 없어" 신중 모드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사실상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를 위해 핵심 전력 전달을 서두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그룹'(UDCG)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봄에 언젠가 (러시아를 상대로) 공습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 때문에 UDCG의 모든 파트너국들은 그들이 전투 현장에서 원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갑 역량과 화력,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 각국이 지원할 예정인 무기체계와 연계한 '통합된 우크라이나군 훈련 계획'을 짜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공세에 나서고 우크라이나가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올봄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여러 차례 예측한 바 있다.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가 최근 전선에 새로운 병력을 투입하고 있다면서 "병력 다수는 제대로 훈련이 되지 않고 장비도 갖추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공습을 위해 공중 전력을 동원하는 징후가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현재 그런 것은 목격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상당한 규모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방공 능력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대단히 고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이제 글로벌 왕따(pariah)"라면서 "러시아는 전략과 작전, 전술에서 모두 패배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서방은 '전투기 지원' 현안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전투기 지원 논의가 이뤄졌느냐는 질의에 "오늘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신 공습 개시가 예상되는 봄이 "불과 몇 주 뒤"라고 강조하면서 그전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한 브래들리 장갑차 등 모든 무기체계 전달 및 운용 훈련 제공 등이 더 시급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앞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UDCG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작년 4월 출범한 국제 협의체다. 나토 회원국을 포함해 한국 등 5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54개국이 참석했다고 밀리 합참의장은 전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SAMP/T 방공시스템(MAMBA) 지원을 공식화했다.
프랑스는 여기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호주와 함께 155㎜ 포탄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향후 5년간 75억 유로(약 10조 2천억원) 규모의 군사·민간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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