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해야 할 윤리적 문제…항상 생각대로 작동하진 않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빈트 서프(80) 구글 수석 전도사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챗봇 인공지능(AI)에 대한 성급한 투자를 경고했다.
서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한 벤처캐피털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해 "'핫 토픽'(hot topic)이라는 이유만으로 챗봇 AI에 앞다퉈 투자하지 말라"고 말했다.
구글의 '수석 전도사'라는 직함을 가진 서프는 1970년대에 현재 인터넷의 토대가 된 TCP/IP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의 이날 경고는 오픈AI가 개발한 챗GPT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이를 탑재한 검색 기능 출시를 잇달아 예고하는 등 생성형 AI가 큰 주목을 받는 가운데 나왔다.
서프는 "여기에는 고려해야 할 윤리적 문제가 있다"며 "모두가 챗GPT나 구글 버전을 얘기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항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8일 구글이 공개한 새로운 검색 엔진 '바드'(Bard)를 언급했다. 구글이 자체 생성 AI를 탑재한 바드는 프랑스 파리에서 선보인 시연회에서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의 역사적 발견에 대해 오답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AI가 "항상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닌데도 정말 멋지다(cool)"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려는 유혹에 끌리지 말라며 "'지금 '큰 이슈'여서 이를 투자자들에게 팔 수 있고 큰 돈을 벌 수 있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그는 "깊게 생각하라"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항상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프는 "문제는 사람"이라며 "사람은 지난 4천 년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난 400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그들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기억하고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나와 같은 엔지니어들은 이런 기술이 해를 야기하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길들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존 헤네시 이사회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이런 생성형 AI 기술의 유용성이 개선되는 데 1∼2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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