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심포지엄서 기조연설
"챗GPT 등 진화로 처리량 기하급수 증가…AI시대 혁신 중심엔 메모리 반도체"
"지역 거점 대학에 반도체 특성화 부여 필요"…반도체 생태계 '미니팹'도 제안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기자 = 박정호 SK하이닉스[000660] 대표이사 부회장은 15일 "앞으로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분야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앱)'이 될 것"이라며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원장 송호근) 개원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AI 시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부회장은 "챗GPT 등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HBM 최신 세대인 HBM3는 초당 819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풀HD 영화 163편을 1초에 전송하는 용량이다.
박 부회장은 "중앙처리장치(CPU)에 직접 연결되는 기존 메모리 용량 확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CXL 등 공유 메모리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가 IT 기술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인 사례로 아이폰을 꼽기도 했다.
또 한국이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려면 ▲ 우수 인재 육성 ▲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 노력 ▲ 미래 기술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박 부회장은 "현재 예상으로는 2031년 학·석·박사 기준으로 총 5만4천명 수준의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며 "전국 지역 거점 대학에 반도체 특성화 성격을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소부장, 학계가 함께 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할 플랫폼으로 '미니 팹(공장)'을 구축하는 안도 제안했다.
미니 팹은 반도체 생태계 기업과 학계의 연구 결과나 시제품 분석, 양산 테스트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반도체 공정을 간소화한 형태로 팹 장비 환경을 제공하는 시설을 말한다.
전세계 반도체 강국은 연구와 테스트를 위한 300mm 기반 미니 팹을 보유해 반도체 기술을 경쟁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나 국내는 200mm 기반 미니 팹만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내에 미니 팹 성격의 300mm 기반 '트리니티 팹'을 계획 중이다.
박 부회장은 "전세계 서버용 D램이 DDR4에서 DDR5로 전환되면 2022년부터 2030년까지 누적 29.2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감축할 수 있고 이는 약 1천167만t(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한국 반도체가 고효율·고성능 제품 개발로 지구와 인류에 기여하고, 이러한 리더십이 다시 업계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김기남 삼성전자[005930] 종합학술원 회장도 기조연설에 나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전망을 공유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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