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로 테슬라 보조금 대상 확대에 이어 양측 관계개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자체 충전망을 경쟁사 전기차에도 개방하기로 한 데 대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높게 평가하고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화답하면서 그간 갈등을 빚었던 양측의 관계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우리는 전기차 충전망을 구축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운전자가 많은 충전기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머스크가 테슬라 충전망 가운데 큰 부분을 모든 운전자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대단한 일(big deal)"이라면서 "큰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머스크도 트위터를 통해 "감사하다"면서 "테슬라는 (자체 충전망인) '슈퍼차저'를 통해 다른 전기차들을 지원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러한 게시물은 테슬라가 2024년까지 미국에 있는 테슬라 차량 전용 충전소 가운데 7천500곳을 타사 차량을 포함한 모든 전기차에 개방하기로 한 가운데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전기차 충전기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최종조립과 부품 제조의 일정 비율을 미국에서 해야만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바이 아메리카'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이번 '양보'를 통해 이 보조금 혜택은 물론 충전소 운영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그동안 소비자들이 테슬라 차량을 선택한 배경 중 하나인 전용 충전망 혜택이 사라지는 만큼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과거 전기차 브랜드별로 최대 20만대까지만 제공해왔던 세액공제 한도가 사라지면서 그 이상을 팔던 테슬라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번 합의로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두 사람 간 관계 해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머스크와 테슬라에 대한 언급 자체를 거의 하지 않았고, 공화당 지지 성향인 머스크는 지난해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테슬라'라는 단어를 말하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작년 1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포드·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생산을 호의적으로 언급하자 머스크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대중을 바보 취급한다"면서 "축축한 양말 꼭두각시"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중간선거 하루 전인 11월 7일 트위터를 통해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하며 정치에 직접 개입하기도 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직전 "머스크가 전 세계에 거짓말을 토해내는 회사를 샀다"고 비판했으며, 머스크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도움으로 트위터 인수를 마친 뒤에는 머스크와 외국의 관계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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