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지금이 가입 동의 적기"…튀르키예 외무 "핀란드만 별도 고려"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튀르키예를 방문해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대한 동의를 촉구했으나 튀르키예는 양국을 따로 떼서 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6일(현지시간) AFP,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앙카라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기자회견을 하고 "지금이 스웨덴과 핀란드 양국의 나토 가입을 동의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 올해 7월 11~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서 열릴 예정인 나토 정상회의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까지 동반 가입 절차를 마무리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차우쇼을루 장관은 "우리는 여러 나토 회원국과 핀란드의 가입 문제만 별도로 고려하는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주 예정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에서 이번 문제를 미국·튀르키예 양국 관계,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함께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에 대해선 나토 가입 동의가 가능하지만, 스웨덴은 자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할 때까지 가입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작년 5월 나란히 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며, 현재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헝가리의 최종 동의만 남겨두고 있다. 나토 규정상 회원국 중 단 하나라도 반대하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튀르키예는 처음부터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두 나라의 나토 합류에 반대했다가 PKK 관련자 신병 인도 등을 조건으로 약속받고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그러나 핀란드와 달리 스웨덴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스웨덴에 대해선 가입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극우단체가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소각한 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해 스웨덴·핀란드와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기로 한 3자 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튀르키예가 지난 6일 발생한 대지진 참사를 수습하는 데 매진하는 상황에서 이들 두 나라의 나토 가입 관련 논의가 더욱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지진 피해 구호를 위해 향후 수주 내로 수만 개의 텐트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지진은 나토가 창설된 뒤 동맹 영토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해"라며 "나토는 구호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전략적 공수 능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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