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란, 독일내 극우 성향 정당은 초청 안돼
한일 양자 외교장관 회담 조율…강제징용 배상문제 논의
(뮌헨=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시대전환' 이후 처음으로 세계 최대 안보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가 17일(현지시간)부터 3일간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 호프 호텔에서 개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40여개국 정상과 90여명의 외교 및 국방장관 등 모두 450여명이 참석했다.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뮌헨안보회의 의장은 전날 독일 ZDF방송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의 1년이 지났다"면서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문명파괴에 맞서 대열을 계속 굳게 유지해야 하며, 체제 경쟁 속에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회의 주제를 담은 뮌헨 안보 보고서 제목은 '새로운 비전(Re-envision)'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시대전환(Zeitenwende)'으로 국제질서가 권위주의 국가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만큼,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이러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남반구까지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전투기나 탄약 지원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앞서 호이스겐 의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공급을 옹호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일본에서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각각 참석한다. 한일 외교수장은 18일 양자회담을 열어 양국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문제 등을 논의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두 외교수장은 이날 저녁 인도 태평양지역 안보와 관련한 패널토론에 참석한다.
미국에서는 커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중국에서는 중국 외교라인 최고위 인사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등이 참석한다. 이에 따라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위원간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주최국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물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참석한다.
러시아와 이란 정부, 독일 극우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초청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신 러시아와 이란에서는 야권 인사가 초청됐다.
호이스겐 의장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문명을 파괴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에는 프로파간다를 위한 장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뮌헨안보회의는 1963년 창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각료급 국제안보회의로, 안보분야의 다보스포럼으로 평가된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외교정책 보좌관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을 지낸 호이스겐 의장의 개회사로 시작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에너지 안보, 반도체 공급망과 수출규제, 유럽방위를 위한 가속 등을 주제로 한 라운드테이블과 패널 토론이 이어진다. 패널 토론에서는 패널 토론자의 모두발언 후 사회자와 청중 간 질의응답도 진행된다.
독일 바이에른주 경찰은 뮌헨안보회의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4천500여 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회의장 주변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평화 촉구 집회와 히잡 시위 탄압 이란 정부 규탄 집회 등 30여개 집회·시위가 예고됐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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