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경제 등 양국관계 논의"…루카셴코 "지상공격기 생산 가능"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경제 협력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 모두 발언에서 "이미 합의한 대로 대부분의 시간을 양국 확대 회의를 준비하는 데 쓸 것"이라며 "평소처럼 안보문제와 군사협력 등 양국관계 전반에 대해 의논하려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후 양국 교역량이 430억 달러(약 56조 원)를 넘어섰다면서 "가장 긍정적인 것은 우리가 산업 협력 역량을 향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의 노력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일부 분야에선 매우 효율적일 수 있고 양국 모두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 공장에서 러시아 여객기 부품을 만든 사실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의 지원이 있으면 우리 공장에서 소련 시절 설계된 지상 공격기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과거 수호이(SU)-25 공격기를 수리한 경험이 있다. 다만, 오래전 중단한 이들 기체의 생산을 재개할 능력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AP는 지적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두고는 '자국이 공격받을 때만'이라고 조건을 분명히 했다.
그는 "러시아와 함께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이는 그들의 병사가 벨라루스에 우리 국민을 죽이러 올 때에 한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벨라루스에 공격을 가한다면 가장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고, 전쟁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를 향한 공격이 없도록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예비군 동원 가능성은 부인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을 추진하며 동맹 이상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으며,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권력 기반을 의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은 13차례 만났으며,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꾸준히 배치되면서 우크라이나 북쪽 1천여㎞에 달하는 국경을 통한 공세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영상연설에서 현재로선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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