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아빠와 4살 딸 눈물 재회 "딸이 날 살렸다"

입력 2023-02-19 08:22  

[튀르키예 강진] 아빠와 4살 딸 눈물 재회 "딸이 날 살렸다"
건물 잔해에 깔렸을 때 "아빠, 울지 마세요. 구하러 올 거예요"
행방불명된 엄마 찾는 14세 소년 안타까운 사연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지진으로 집이 무너져 잔해에 깔렸던 아빠와 4살 딸이 한동안 이산가족이 됐다가 눈물의 재회를 했다.
아빠는 "아빠, 울지 마세요. 구하러 올 거예요"라고 희망을 준 딸 덕택에 포기하지 않고 고통을 견뎌낼 수 있었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튀르키예 남부에 사는 4세 소녀 가다 아이얀과 그의 아버지 아흐메트 아이얀의 사연을 18일(현지시간) 전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 6일 규모 7.8의 강진으로 집이 흔들리자 아흐메트의 가족은 탈출을 시도했다. 아흐메트는 딸 가다를 데리고 빠져나오려고 했다.
집이 무너지면서 가족 모두가 잔해에 깔렸다. 아흐메트는 발을 심하게 다쳤다. 아들이 지르는 비명을 들었지만 도울 방법이 없었다. 잔해가 아흐메트의 목 높이까지 쌓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흐메트 곁에 있던 가다는 거의 다치지 않았다.
아흐메트는 나흘째 되던 날, 구조될 가망이 없다고 딸에게 말했다.
그러자 가다는 "아빠, 울지 마세요. 마음 편히 가지세요. 꼭 구하러 올 거예요"라고 아빠를 격려하면서, 어딘가로부터 들어오고 있는 빛을 보고 있으라고 말했고, 갑자기 사람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딸 가다가 먼저 구조됐다. 찰과상도 거의 없을 정도로 건강했다. 30분 후 아흐메트가 구조됐다.
하지만 아흐메트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동안 가다는 복지기관으로 보내졌고, 연락이 끊겼다.
아흐메트는 딸을 찾기 위해 사진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 올려 행방을 수소문했고, 결국 한 복지기관이 부모 없는 건강한 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소식을 친척이 듣고 가다를 찾아냈다.
여드레만에 딸과 재회해 눈물을 흘린 아흐메트는 가다 덕택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려서 살아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아흐메트의 아내와 아들은 구조되지 못한 채 숨졌다.
아직까지도 가족을 찾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CNN은 튀르키예 콘야에서 엄마 쉬크란 에르덴의 행방을 찾고 있는 14세 소년 잔 귀르소이의 사연을 전했다.
잔은 붕괴한 건물의 잔해에 깔려 24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구조됐다. 눈에 멍이 들고 발에 타박상을 입긴 했으나 건강 상태는 비교적 괜찮다. 그의 누이도 생존했다.
하지만 이들의 엄마는 수색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잔은 엄마가 이미 구출돼 어딘가 병원에 있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 있다.
그는 잔해에 깔려 있을 때 엄마의 사랑과 가족과 친구들의 사랑을 생각하면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똑같은 사랑에 힘입어 엄마가 그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CNN은 지진 현장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18일에도 3명이 구조됐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지진 후 거의 2주가 흘렀기 때문에 (살아 있는 가족이 구조돼 다시 만나는) 행복한 재회는 머지않아 더 생기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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