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외교관, 아프리카연합 정상회의장서 강제퇴장 논란

입력 2023-02-19 16:35  

이스라엘 외교관, 아프리카연합 정상회의장서 강제퇴장 논란
AU측 "초대받지 않은 인사"…이스라엘 "이란 사주받은 남아공·알제리가 배후"
이스라엘 2021년 옵서버 지위 획득…AU, 팔레스타인 요청으로 재검토 중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55개 아프리카 국가로 구성된 범아프리카 정부 간 기구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 참여한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의 옵서버 자격 참관이 거부돼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전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AU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여했던 샤론 바르-리 이스라엘 외무부 아프리카 담당 부국장이 행사장 밖으로 쫓겨났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행사장 경비원은 이스라엘 대표단에 다가가 퇴장을 요청했고, 논란 끝에 바르-리 부국장은 경비원의 안내에 따라 행사장 밖으로 이동했다.
이와 관련해 AU 집행위원장의 대변인인 에바 칼론도는 바르-리 부국장이 적절한 절차에 따라 승인을 받은 이스라엘 대사가 아니기 때문에 행사에서 배제되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공식 승인을 받아 출입증까지 소지한 아프리카 부국장 바르-리 대사가 행사장에서 내쳐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논평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알제리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성명은 "아프리카연합이 증오에 이끌리고 이란의 사주를 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등 극단적인 몇몇 국가에 볼모로 잡힌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어 자국 주재 남아공 대리대사를 초치해 항의할 예정이라면서 "이스라엘의 옵서버 지위 박탈 시도는 아프리카연합 규정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U측은 초청장을 주AU 이스라엘 대사에게만 보낸 만큼, 바르-리 부국장은 회의를 참관할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남아공도 이스라엘의 주장을 반박했다.
클레이슨 모니엘라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 공공외교부장은 "이스라엘의 옵서버 지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이번 일은 남아공과 알제리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고 말했다.
알제리 대표단은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남아공의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이스라엘과 분쟁 관계인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왔다.
알제리 역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모로코와 앙숙 관계다.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꿈꾸는 이스라엘은 지난 2021년 AU 옵서버 지위를 획득했다.
이후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옵서버 자격을 부여한 AU에 재고를 촉구했고, 연합은 지난해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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