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중국 관광객 120만 명 무비자로 러시아 찾아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와 중국이 코로나19로 중단했던 무비자 단체관광 협정 이행을 재개한다고 2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러시아 매체 RBC 등은 러시아 외무부와 경제개발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가능 여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와 중국은 2000년 2월 무비자 단체관광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5~50명으로 구성한 양국 단체 관광객은 사전 절차를 밟은 뒤 비자 없이 상대국을 방문해 최대 15일까지 머무를 수 있다.
이번 협정 이행 재개 방침에 따라 중국 문화관광부는 가까운 시일 안에 러시아 단체관광을 준비 중인 중국 여행사 목록을 러시아 경제개발부에 보낼 예정이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이를 다시 국경 검문소에 보내 중국인 출입국 절차에 사용토록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외무부 측은 "중국 국민들은 정부 간 협정의 틀 내에서 비자를 소지하거나 무비자인 상태로 러시아에 입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0년 초 코로나19 발생 후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 왔던 중국은 지난 1월부터 방역 정책을 완화했다.
중국 정부는 또 이달 들어 러시아를 포함한 20개 국가로 자국민들이 해외 단체여행을 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무비자 방문도 재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 현지 관광업계는 기대에 찬 분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한해 러시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5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140만 명이며, 이 중 120만 명이 무비자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곳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2개 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한해 관광객을 포함해 중국인들이 러시아 현지에서 지출한 돈은 10억 달러(1조3천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후인 2022년에 러시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만 명대로 뚝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 관광업계 종사자인 마야 로미제는 "올해 모든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중국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항공편 직항이 운항 중이지만 중국인 관광객 유치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코로나19로 중단된 무비자 협정 이행을 재개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올해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비자 방문을 재개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사태 후 대다수 해외 브랜드가 러시아에서 철수한 까닭에 이전처럼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러시아를 찾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또 러시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최소 3년 정도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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