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관리자들이 일자리 제공하며 성적 대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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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영국기업이 케냐에서 운영하는 차(茶) 농장의 근로자들이 지난 수년간 관리자들로부터 성적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케냐 주재 영국대사가 분노를 표시하는 등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제인 매리어트 케냐 주재 영국대사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 "성적 학대와 착취는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 목소리를 높였다고 케냐 일간 데일리네이션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영국 BBC는 지난 20일 '일자리를 위한 성: 우리들이 마시는 차의 진정한 가격' 제하의 50여 분짜리 다큐멘터리를 통해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 음료기업 유니레버와 제임스핀레이가 운영하는 케냐의 농장에서 수년간 여성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대가로 잠자리를 요구한 현지 관리자들의 비리를 폭로했다.
다큐멘터리는 농장 관리자들이 일자리를 구하려는 여성들에게 잠자리를 요구하거나 농장 근로자에게 좀 더 쉬운 자리 제공을 미끼로 성적 대가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현지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피해 여성은 70명 이상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피해 여성은 관리자의 강요에 의한 성관계로 후천성면역결핍증(HIV)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털어놓았다.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제임스핀레이는 성명에서 해당 영상에 나온 관리자 2명을 해고하고 이들을 법적으로 고용한 현지 에이전트 회사들과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들을 모두 경찰에 고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BBC 현지 여성 기자가 이들 농장에 근로자로 가장해 몇 달 동안 잠복근무하면서 직접 겪은 내용과 현장 여성 근로자들의 폭로를 종합해 제작됐다.
케냐는 세계 최대의 홍차 수출국이다.
airtech-ken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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