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할 6·25 영웅들의 이야기…고통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입력 2023-02-23 11:39  

"알아야 할 6·25 영웅들의 이야기…고통은 여전히 우리 곁에"
'한국의 비무장지대' 전시 기획한 사이먼 레인 구글 매니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6·25 전쟁은 한국에서 일어났고 비무장지대(DMZ)도 그 결과로 한국에 생긴 장소이지만, 다른 국가에서 벌어졌던 분쟁의 역사와 패턴과도 모두 연결되죠. 이번 전시가 전 세계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유입니다."
6·25 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와의 협업으로 온라인 전시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기획한 사이먼 레인 구글 아트 앤 컬처의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를 23일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만났다.
독일 출신인 레인 매니저는 독일현대문학·철학·경제학을 전공하고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베를린 19 국립박물관과 훔볼트 포럼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하다 2013년 비영리 온라인 전시 플랫폼인 구글 아트 앤 컬처에 합류했다.
그는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80개국의 문화기관 3천여 곳과 각 지역의 예술과 문화유산을 온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들을 이끌고 있다.
한국에서의 프로젝트는 2012년 국립중앙박물관, 2014년 제주, 2019년 코리안 헤리티지, 2020년 이응노 작가에 이어 이번이 5번째라고 레인 매니저는 강조했다.
수년간의 준비 끝에 전날 공개된 '한국의 비무장지대'(goo.gle/koreadmz)는 6·25 전쟁의 주요 사건부터 참전용사 비망록, 부산 피란민 이야기,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DMZ의 경관과 동·식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총망라해 주목받고 있다.
레인 매니저는 "60개 이상의 큐레이션을 거친 온라인 전시에 5천 개 이상의 자료가 포함돼 있고, 한탄강 등 15개 장소에서 360도로 촬영된 이미지를 몰입감 있게 감상할 수 있다. 5개의 3D 모델과 12개 오디오 녹음도 함께 제공돼 DMZ를 완전하게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에서는 DMZ란 무엇이고, 언제 생겼고, 다른 국가에 유사한 것이 있는지부터 살펴볼 수 있습니다. 6·25 전쟁에 누가 참전했는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꼭 알아야 할 영웅들의 이야기도 볼 수 있죠. 개인적으로 머리에 파편이 박힌 채 평생 고통 속에 살았던 고(故) 이학수 병사의 사연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희생을 조명하기도 하고, 휴전이 이뤄졌다 할지라도 여전히 그 고통이 우리와 함께 간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죠."
레인 매니저는 6·25 전쟁과 DMZ를 조명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다른 국가와도 모두 연결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로 독일인이라 분단의 역사를 공통으로 갖고 있기도 하니 그런 이슈에 대해 들여다보는 게 특별히 인상 깊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책으로 발간되지 않은 내용을 온라인으로 잘 모으고 분류해 세계에 제공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의미와 중요도가 강화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프로젝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나라의 기관이 추가로 기여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구글 아트 앤 컬처는 문화에 관심 많은 일반인도 소비하겠지만 교사 등 전문가들도 교재나 자료로 많이 활용합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가진 풍부한 역사적, 문화적 유산을 디지털상에서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습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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