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중재자' 오만, 이스라엘과 관계정상 협약은 미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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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오만이 이스라엘 항공기에 영공을 개방했다고 로이터·AFP·블룸버그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만 민간항공청(CAA)은 이날 트위터에서 "민항기와 관련한 차별을 금하는 국제적·지역적 요건을 시행한다"며 "우리 영공이 비행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항공사에 개방돼 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오만은 이스라엘을 특정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조치는 지난해 이스라엘에 영공을 연 사우디아라비아와 궤를 함께하는 것이다.
앞서 사우디를 비롯해 중동 아랍 국가는 대부분 이스라엘의 국체를 인정하지 않아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막아 왔다.
미국 중재로 중동의 아랍권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약'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수단, 모로코가 가입해 있다.
사우디는 이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맞춰 이스라엘 항공기의 상공 통과를 허용해 관계 개선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사우디 상공을 통해 아시아와 이스라엘을 잇는 항로는 사우디의 동쪽에 있는 오만의 동의가 늦어지면서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만의 발표를 환영하면서 경제적 부문의 긍정적인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시민이 아시아로 가는 길을 단축하고 비용을 낮추며 이스라엘 항공사들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역사적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이스라엘 항공에 훌륭한 소식"이라며 "이스라엘이 사실상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주요 경유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이드리엔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을 오가는 승객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아시아, 그 중간 지점을 오가는 직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은 수개월의 조용한 외교적 관여를 통해 이런 노력을 지원한 데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오만과 '아브라함 협약'을 희망하지만 오만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018년 네타냐후 총리가 오만을 깜짝 방문하는 등 좀 더 암묵적인 관계는 맺고 있다. 또한 오만은 미국과 이란이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서명하는 데도 중재자 역할을 했다.
오만은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에 진전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 한 인터뷰에서 "아브라함 협약이 성공하려면 이런 합의에서 빠져 있는 팔레스타인의 목소리가 포함돼야 한다"라며 "경제적 평화만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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