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은 일회성 요인 덕분, 무배당 문제"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증권업계는 27일 한국가스공사[036460]가 지난해 4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일회성 요인에 의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조1천1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0.7% 급증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민수용(주택용·영업용) 가스요금 미수금이 8조6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경원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원은 이날 해당 종목 보고서에서 한국가스공사의 실적을 "뭔가 중요한 것이 빠진 호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발전용 요금의 실적 원료비 산정 기준이 별도 산출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고, 지난해 급증한 운전자금에 따른 정산 손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수금 문제를 지적했다.
문 연구원은 "지난해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미수금 영향으로 정부는 무배당을 결정했다"면서 "미수금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회계상의 이익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고,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5만5천원에서 4만5천원으로 낮췄다.
다른 증권사들도 미수금 증가와 무배당 결정을 문제 삼으며 목표주가를 낮췄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연간 배당 전망을 0으로 수정하고 이를 고려해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할인율도 확대했다"며 "더욱이 최근 전력·가스 업종을 중심으로 공공요금 인상이 쉽지 않은 분위기인 점을 감안하면 주주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4만5천원으로 내렸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미수금이 여전히 누적되는 흐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일정부분 요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물가 상승 부담 등 때문에 기대감을 갖기 어렵다"면서 "배당이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 매력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6만2천원에서 4만원으로 낮췄다.
그밖에 이날 삼성증권[016360](4만9천원→3만9천원), 신한투자증권(5만9천원→5만1천원) 등도 목표주가를 내렸다.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8.01% 떨어진 2만8천700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8.49% 하락한 2만8천55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