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접어든 우크라전…동남부 소모전·러 폭격에 민간인 피해

입력 2023-02-27 10:39   수정 2023-02-27 17:39

2년째 접어든 우크라전…동남부 소모전·러 폭격에 민간인 피해
바흐무트 각축전…우크라, 와그너그룹 "바흐무트 인근마을 점령" 주장 일축
러 '대공세'는 아직…우크라 군 당국자 "올 봄 반격, 멜리토폴 탈환"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째로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를 향한 러시아군의 집요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26일(현지시간)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헤르손주 군 행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최소 5명이 사망했다.
먼저 총참모부는 도네츠크주 동부 바흐무트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그러면서 바흐무트 북동쪽 마을 야히드네를 장악했다는 러시아 민간 용병단 와그너그룹의 주장은 일축했다. 총참모부는 러시아가 24시간 동안 공격을 퍼부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전날 와그너그룹은 야히드네 진입로로 보이는 곳에서 용병 단원들이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했었다. 총참모부는 이 사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바흐무트는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 전체 장악을 노리는 러시아군이 반드시 먼저 점령해야 할 요충지로 꼽힌다. 바흐무트를 확보하면 러시아군이 수개월 만에 거둔 최대 성과로 꼽힐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최근 동원령으로 징집한 신병, 와그너그룹 용병단 등을 대거 투입하고도 수개월째 이 지역을 완전히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은 바흐무트를 완전히 포위, 이 지역 내의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야히드네는 러시아가 이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꼭 차지해야 하는 길목으로 꼽힌다.
바흐무트를 둘러싼 양측의 각축전이 갈수록 격렬해지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로 바흐무트 주변 7개 마을에서 하루에만 14차례 교전이 벌어졌다고 우크라이나 동부군은 이날 성명에서 밝혔다.
바흐무트에는 아직 민간인 5천 명이 포격을 피해 지하 대피소 등에 몸을 숨기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동남부 루한스크주 크레민나에서는 러시아 보병 부대가 그동안의 방어 태세를 깨고 우크라이나군 통제 지역을 공격했다고 헤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군행정부 대표가 밝혔다.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에서도 25일 하루 동안에만 러시아군이 탱크, 박격포, 다연장로켓포 등을 대거 동원해 총 78차례 공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격으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헤르손주 군행정부는 밝혔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 헤르손주를 점령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에 밀려난 상태다.
전쟁 1주년을 전후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던 러시아군의 '대공세'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특이한 동태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작년 9∼11월의 '대반격'을 재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 부국장인 바딤 시키비츠키는 이날 독일 국영방송 '도이체벨레'와 인터뷰에서 "올봄이면 반격 준비가 될 것"이라면서 "탈환 대상은 (크림반도와 가까운 남부) 멜리토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내몰아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점령지 사이에 연결을 끊어 놓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방의 추가 무기 지원이 필수라고 시키비츠키는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2014년 2월27일) 9주년에 전해져 의미가 남달랐다고 NYT는 설명했다. 당시 러시아는 주민투표를 거쳐 크림반도를 자국 영토로 강제 병합했다. 국제사회는 이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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