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은 "모욕" 반발…이집트 정부에 조사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80년대 피살된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의 여권이 미국에서 경매되자 뒤늦게 유족이 반발하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다트 전 대통령의 외교 여권은 지난 22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헤리티지 옥션에서 4만7천500달러(약6천300만원)에 낙찰됐다.
그러나 사다트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의원인 카림 사다트는 지난 25일 한 이집트 TV 토크쇼에 출연해 조부의 여권을 경매에서 팔아버린 것은 "유족과 이집트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고 이집트 일간 알 아흐람이 전했다.
그는 여권 경매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집트 외무부가 이 사안을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여권이 어떻게 미국에서 경매됐는지, 새로운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손자 사다트는 자신이 아는 한 사다트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그의 부인이 소유물을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서관 측은 같은 토크쇼에서 문제의 여권은 넘겨받은 소유물 가운데 없었다고 밝혔다.
헤리티지 옥션에 따르면 이 여권은 1974년 3월 19일 발행됐으며 48쪽 분량이고 서명되지는 않았다. 유효기간은 1981년 3월 18일까지로 하나의 비자 스탬프만 찍혀 있다.
군 장교 출신인 사다트 전 대통령(재임 1970∼1981년)은 이집트인들 사이에 독립투쟁의 상징이다.
그는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을 이끌었고 1978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체결한 캠프 데이비드 평화협정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나 1981년 10월 암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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